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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거부하는 아기 심리학적 접근 (생후 6~24개월, 원인, 전략)

by july-kwon 2025. 8. 26.

 

아빠를 거부하는 아기 심리학적 접근

 

"아기만 보면 웃는 아빠, 그런데 아기는 자꾸 울거나 외면해요."
많은 초보 아빠들이 경험하는 상황입니다. 아빠를 거부하거나 가까이 오는 것을 불편해하는 아기의 행동은 단순한 기분이 아니라, 발달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심리 반응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아기가 아빠를 거부하는 심리적 원인을 과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를 이해하고 개선하기 위한 육아 전략을 제안합니다.

생후 6~24개월, 애착 형성의 핵심 시기

아기가 아빠를 거부하는 대표적인 시기는 대체로 생후 6개월에서 24개월 사이입니다. 이 시기는 애착이 급속도로 형성되는 시기로, 대부분의 아기들은 자신이 주로 돌봄을 받는 대상(대부분 엄마)에게 강하게 애착을 느끼며 낯선 사람이나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 불편함을 보일 수 있습니다.
아빠도 가정 내에서는 익숙한 인물이지만, 아기 입장에서 ‘매 순간 곁에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심리적으로 일시적인 거리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맞벌이 가정이나 아빠의 근무시간이 긴 경우, 아기가 아빠와 함께 있는 시간보다 엄마와의 접촉 시간이 절대적으로 길어지기 때문에, 아빠는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는 아기가 아빠를 낯설게 느끼는 이유 중 하나이며, 거부 반응은 일시적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시기의 아기들이 ‘거부 반응’을 사람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아닌 안전 추구 본능의 표현으로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이 시기에는 아기의 감정조절 능력과 사회적 이해 능력이 발달 중이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표정, 낮은 목소리, 수염 등의 신체적 차이도 아기의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아빠를 향한 거부는 애착 결핍이 아닌 “혼란”

많은 아빠들이 아기의 거리 두기를 경험하면서 자신이 애착 형성에 실패했거나, 아기에게 거부당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아기의 거부 반응은 대부분 애착 결핍이 아닌 애착 혼란 상태에 가깝습니다. 아기는 복수의 애착대상(보통 엄마, 아빠, 조부모 등)을 점차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선택적 반응을 보이기도 하며, 불안정 애착을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안전기반(Secure Base)’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아기는 안정적인 애착대상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람이나 자극에 접근합니다. 만약 아빠가 안정기반으로 아직 인식되지 않았다면, 가까이 다가가려는 시도는 있지만 확신이 없어 회피하거나 거부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이죠. 또한 아빠가 육아에 참여할 때 상호작용 방식의 차이도 심리적 혼란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엄마는 주로 부드럽고 반응적인 접근을 하는 반면, 아빠는 자극적인 놀이나 갑작스러운 동작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아기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심리적 ‘속도 차이’를 인지하고, 아기의 감정 상태에 맞는 접근법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빠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심리적 육아 전략

아기가 아빠를 거부한다고 해서 억지로 관계를 밀어붙이거나, 강제적으로 상호작용을 시도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심리학적으로는 아기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거부를 수용하는 태도 자체가 신뢰 관계 회복의 첫 걸음입니다. 첫째, ‘작은 루틴’부터 시작하세요. 아침 인사, 자기 전 책 읽어주기, 산책 후 손 닦아주기 등 아빠만이 해줄 수 있는 반복적인 행동을 일상에 넣으면 아기에게 익숙함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익숙함은 곧 안전감으로 이어지고, 이는 자연스러운 애착으로 발전합니다. 둘째, 비언어적 교감부터 접근하세요. 말보다는 표정, 눈빛, 스킨십이 아기에게 더 큰 신뢰를 줍니다. 아기의 눈높이에 맞춰 앉아 눈을 맞추거나, 아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함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거리는 줄어듭니다. 셋째, 감정을 말로 설명해 주세요. 예를 들어 "아빠가 너무 반가워서 웃었어~ 너는 지금 낯설 수도 있겠네?"와 같이 아기의 반응을 인정하면서도 감정을 언어화하면, 아기는 점차 자신의 감정이 존중받는 경험을 쌓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비교하지 마세요. “엄마한테는 잘하면서 왜 아빠한텐 그래?”라는 말은 아기에게 심리적 혼란과 죄책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대신 “아빠는 기다릴게. 천천히 다가와도 좋아”라는 메시지가 아기에게 훨씬 더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합니다.

아기가 아빠를 거부하는 것은 발달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심리적 ‘혼란’ 일뿐, 애착의 실패가 아닙니다. 이 시기를 부드럽고 존중하는 태도로 함께 넘기면, 아기는 점차 아빠를 신뢰하고 가까운 관계를 맺게 됩니다. 아기의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기다려 주세요. 아빠도 아이에게 충분히 소중한 존재입니다.